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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준우 칼럼] 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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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한다. 그들 중 대다수가 직장인이지만,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들도 존재한다.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경영자라는 의미다. 1인 기업가든 중소기업가든 기본적으로 통솔권을 갖고 있으며,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자신의 사업을 키워나간다.

 

나도 회사를 운영해본 적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영이라기보다는 버티기에 가까웠다. 지나고 보니 터널이었구나 싶지만,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동굴처럼만 느껴지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시련의 과정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신념이 하나 있었다. 위대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결코 평범하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회사, 즉 기업은 리더십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리더십의 형태가 무척 다양할뿐더러, 리더십만으로 회사를 경영해나갈 수 있는 모든 지식의 축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리더십은 좀 더 다양한 형태로서의 변형을 이루어내기 시작했고, 이는 곧 지식의 축적, 타인에 대한 배려, 트랜드를 읽는 촉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살다 보면 리더십으로 가득찬, 성실과 겸손이 몸에 배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는 반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성실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태만하고 심적으로 병약한 사람과의 인간관계도 맺어지기 마련이다.

 

그때 어떤 사람이 무리의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무리의 형태는 상당히 큰 폭으로 달라진다. 그렇기에 얼마나 빠르게 지식을 흡수하며, 얼마나 깊이있게 타인을 배려하고, 얼마나 발빠르게 트랜드에 대응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장여부는 급격히 달라지는 것이다.

 

사회의 급격한 흐름이나 인물에 대한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 경영자의 인품이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해봤자 심드렁한 표정 외엔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혁명을 일으킨 사례는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국가, 나아가 세상에 작은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자 노력하는 사람, 혹은 무리에게는 그런 사항들이 매우 중요한,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위대함은 곧 가장 인간적인, 가장 겸손한, 가장 훌륭한 부류의 가치관이며 강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플라이휠 포인트flywheel point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겸손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결코 모든 사람들에게 자상하거나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으로서만 남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MBTI에서 나는 전형적인 INFJ형인데, 겉으로는 조근조근하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지만, 사실은 상대방의 말투나 태도를 아주 자세하게 관찰하는 편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실력이나 재능의 유무와 상관 없이 비겁한 성향을 갖고 있거나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만 관계를 유지할 뿐, 깊은 사이로 발전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만들어진 경험치는 대부분 틀린 적이 없었고, 이는 곧 정직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폭넓게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능력, 그러니까 사람의 내면을 관찰하고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세상을 모르던 10대와 20대 때는 아무 사람이나 만났고, 그렇기에 인간관계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30대에 들어서는 세상을 몰라서 실패를 경험했고, 덕분에 어려워했던 시간들이 많았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가 내 마음에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잦은 실패 끝에 펑펑 눈물을 흘리며 침통해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성공에 대한 믿음, 그 이전에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감각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많은 실패를 만났다고 해서 대단한 변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으나,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었던 듯 하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 취업, 사업 등 인생의 모든 부분을 시작했는데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앞서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나의 현실을 점검하게 되었다.

 

반면에 ‘60대에 람보르기니를 타는 인생’을 꿈꾸며 믿음을 잃지 않는 훈련을 하는 시간 속에 마음이 머물러 있으며 쉽게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단조로운 일상, 인내하는 자세, 쉽게 나서지 않으나 쉽게 물러서지도 않는 지금의 성격은 실패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모든 것들이 위대함을 향한 여정이었다.

 

실패로부터 비롯된 성장곡선 중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들 중 지극히 단순화한 생활패턴도 무시할 수 없다. 27살 무렵부터 서른 중반이 되기까지 양복과 넥타이 이외에 옷을 입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서른 중반이 넘어가면서 양복보다는 편안한 옷을 찾게 되었는데,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여러 벌 사둔 채 그 패턴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옷을 골라 입는다. 복잡한 생각은 건강한 신체 에너지와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사소한 것들에 건강한 에너지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좋은 것은 결국 좋은 것으로 끝난다. 위대한 것은 좋은 것과 다르게 큰 영향력을 가진다. 수능이든, 교우관계든, 학교 시험이든 상관없이 위대함을 향한 여정을 시작해보자. 우리는 아직 젊고, 훌륭한 10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