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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듀코어] ​'제대로 듣기' 뭐길래, 수업시간 집중해도 성적 안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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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통해 표현된다.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듣기다. 듣기는 '히어링(hearing)'과 '리스닝(listening)'이 있다.

 

히어링은 신체적인 듣기로, 청각에 장애를 갖고 있지 않는 한 들을 수 있다. 리스닝은 주의를 기울여 듣는 능동형으로, 번잡한 환경에서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는 어떤 사람의 말이나 내용을 취사선택해 듣는 의식적인 행위다. 그러므로 히어링이 리스닝으로 변하려면 감성과 지성, 지각 발달이 병행되어야 한다.

 

히어링은 수동적인 반면, 리스닝은 능동적으로 두뇌를 사용하는 적극적인 태도다. 어찌 보면 읽기보다 듣기가 더 어려운 면이 있다. 읽기는 도중에 잘 모르면 다시 읽으면 되지만 듣기는 사람이 말하는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수업 중에 집중을 못해 강의를 듣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듣기는 정신 집중이 안 되었다기 보다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감정적, 지적 훈련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즉, 싫거나 재미 없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감정훈련이 안 되어 있다거나 강의가 수준이 높아서 소화해낼 수 있는 지적 발달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또 강의가 어려워 알아들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서 듣는 경우, 요점만 간추려서 꼭 알아야 하는 것만 듣는 간추려 듣기가 있다. 따라서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 경험이 필요하다.

 

다양한 언어 경험을 '언어의 근접성(languageproximity)'이라고 한다. 근접 영역이 커질수록 지성이 발달하는데, 지성이 발달할수록 더 많이 배울 수 있음은 당연하다.

 

교육심리학자인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가 '배운다는 것은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성을 통해 배운 후에 독자적인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강의를 듣기 위해 준비하고, 들은 내용을 질문하고, 이것을 다시 생각하는 과정 등을 융합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영역'으로 들어갈 때 지성이 발달하게 된다.

 

지성 발달을 돕는 깊은 수준의 듣기는 생각하는 능력을 자라게 한다. 모든 학문은 언어를 통해 배우고 가르치므로, 언어는 생각하는 능력에 자극제가 된다. 생각하는 능력이 자라면 이해력이 발달한다.

 

이해력은 직접적인 기술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로지 스스로 머리를 써서 언어(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로 배우게 된다. 다만, 간접적으로 감수성이나 활용 등을 가르쳐 이해력을 도울 뿐이다.

 

이처럼 언어 발달은 감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감성 영역을 키워야 언어가 발달한다. 감성 영역에는 우리의 감성뿐만 아니라 동기 유발, 자신감, 신뢰 등을 모두 포함한다.

 

문어는 물의 색깔에 따라 몸을 바꾼다고 한다. 빨간 배경으로 들어가면 빨갛게, 흙탕물에는 까맣게, 심지어 아주 깨끗한 물에 들어가면 투명체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문어도 물이 적은 곳이라면 굳이 색깔을 바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언어 발달을 위해서라도 감정 콘트롤이 필요하고, 집, 학교 등 주변이 건전하고 감성 풍부한 언어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