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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석기 칼럼] 잘못 가르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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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은 책을 읽을 줄도 모르고 글을 쓸 줄 몰라요.”

어느 출판사 사장과 대화 중에 들은 충격적인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일부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걱정이 되어 하는 소리인 줄 안다.

한글을 모른다는 게 아니라, 문장의 이해력과 문장 구성 능력이 없다는 거다. 스스로 책을 읽거나 글을 써 본 적이 거의 없어, 책의 문장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 글을 왜 썼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생각을 정교하게 정리하고 다듬어서 글로 표현할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강의 시간에 백지에 질문을 받아 보거나, 어떤 문제를 풀도록 하고 발표를 시키고 토론을 하게 하면서 자세히 관찰해 보면, 질문과 대화의 수준이 높지 않음을 발견한다.

말과 글에서 대학을 졸업했다는 학생 수준 높은 어휘나 정교한 문장을 찾을 수가 없다.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혹시 자신에게 질문을 말을 걸까 봐 두려워하는 눈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이렇게 계속 내버려 두어도 되는 걸까?

안타까울 뿐이다.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으로 암기만 하게 하고, 4지선다형 문제만 풀어 보았으니 정해진 답을 고르는 눈치만 빨라지고, 깊이 생각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며(귀차니즘), 복잡한 문제는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 확대되어, 고민만 하고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며, 피상적인 쾌락과 즐거움만 찾게 된다. 복잡한 세상에서 복잡한 생각을 싫어하면, 누군가의 지배를 받는 노예가 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어려운 책은 멀리하게 되고, 복잡한 생각은 하고 싶지 않게 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모르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문맹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된다. 한국인들이 문맹률이 낮다고 자랑을 할 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쓸 줄 모르는 현실을 한탄해야 할 일이다. 생각이 단순해지고, 복잡한 인생을 살아가는 게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거나 행동을 선택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묻고 가르쳐 주어야만 따르는 애어른이 된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또다시 암울해지는 것이다.

이 모든 현상은 “요즘 젊은이들” 탓이 아니라 기성세대 또는 어른들의 잘못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독서 운동을 벌이고 글쓰기 수업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듣기만 하고 객관식 시험만 보는 것은 공부나 학습이 아니라 동물적인 훈련에 불과할 뿐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과정이나 내용이 무엇인가 물은 질문에 대학생들에게 “글쓰기 교육과정”이 뽑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