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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석기 칼럼] 파벌 가르는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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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바야흐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다. 모든 지식과 정보가 손안에 든 스마트폰에 가득하고, 학벌과 나이가 무의미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때에 한국 사회는 아직도 고향을 묻고 나이를 따지며, 전공과 학위로 파벌을 짓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Law School) 나온 사람과 고시 패스한 사람을 기수별로 구분하고, 경찰대학 나온 사람과 경찰공무원 시험으로 경찰이 된 사람을 나누며, 사관학교 출신과 ROTC 출신을 구분하는 폐습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만나기만 하면 고향에 따라 편이 갈라지고, 나이에 따라 서열을 정하며, 학벌을 묻고 종교를 따지면서 SKY캐슬까지 등장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을 하며, 다국적 국민들과 어울려도 부족한 상황에, 500년이 넘도록 우리 끼리 다투고 있다. 20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현대사회에 아직도 다문화 가정이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유치원에서 왕따를 당한 아이가 울고 있다. 이는 한국에 와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게 곁눈질을 하는 한국인들의 무례함이다.

레바논에서 태어나 브라질에서 자라고 프랑스에서 공부한 사람이 일본 자동차 회장이 되었고, 할아버지가 케냐 사람인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덕분에 한글이 세계 10위 언어로 등극했고, 계산공고 출신의 기능공이 이탈리아 현악기 제조 콩쿠르대회에서 첼로 제작으로 1등을 했다.

필자는 전공이 전기, 기계, 컴퓨터, 보험 등 다섯 개다. 공고와 공대를 나왔지만, 4권의 책을 쓰고 3권의 책을 번역했다. 아직도 고향을 따져 편을 가르고, 지연 혈연 학연으로 줄을 세우는 한국 사회는 선진국의 벽을 넘을 수 없다. 특히 정치와 법조계, 언론 분야에서 출신을 따지는 모습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홍석기 서울디지털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