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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홍석기 칼럼] 그건 정리해고 덕분이었어

  • 등록 2024.05.21 0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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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추억 덕분이다. 잘 나가던 글로벌 기업이 IMF 외환위기를 맞이하여 정리해고, 좋게 말해서 “구조조정 또는 명예로운 퇴직(명예퇴직)”이었다. 전국적으로 유행이 되다시피 한 구조조정, 그 때는 그런 줄 알았고, 그게 정답인 줄 알았지만, 지나고 보니 정부의 실책(失策)을 모면하려는 술책이었다.

 

이어진 “이직(離職)과 전직(轉職)”은 오래가지 못했다. 15년 이상 다니던 회사를 한 번 그만두고 나니, 습관이 된 것이다. 2~3년에 한 번씩, 서너 군데 다니다가 그만두고 결심했다. “다시는 직장생활 하지 말자.”

 

좀 쉬고 싶었다. 미국으로 날아가서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방황을 했다. 죽음의 계곡(Death Valley)과 콜로라도 강의 후버댐을 오르내리며, “뭘 해먹고 살까?” 고민을 하던 중, 멋진 책을 한 권 샀다. 나폴레옹 힐이 80여 년 전에 쓴 “성공의 법칙(The Law of Success)”를 두어 번 읽고, 그 책에 쓰여진 대로 살고 싶었다.

 

한국으로 돌아 오자마마자 그 책을 요약하고 강의 준비를 했다. 강사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우선 책을 쓰기 시작했다. 번역에도 뛰어들었다. 유창하거나 능숙한 영어실력은 아니었지만, 먹고 살기 위한 방도를 찾는데 경계가 없었다. 한계를 깨고 싶었다. 그러다가 잘 나가는 강사들을 만나고, 교수를 찾아 다녔다.

 

예전에 알던 분의 추천으로 대학 시간 강사가 되고, 나중엔 겸임교수가 되었다. 박사학위가 없어 정교수가 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겸임교수와 시간 강사로 살게 될 줄은 진짜 몰랐다. 그 때, 재직 중에 대학원을 다닐 때, 박사학위까지 받아 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평생 남아 있다.

 

책 서너 권을 번역하고 나니 외국인들 모임에서도 불러 주었다. 또 네팔, 몽골,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 공무원들과 직장인들에게 강의를 할 기회도 생겼고, 초등학생과 중학생, 경영자 모임에서도 강의를 하게 되었다. 다양한 학생들과 경영자 분들께 강의를 할 때마다 가르친 것보다는 배운 게 훨씬 많아서 행복한 느낌이다.

 

이 모든 건 그 때,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덕분이었다. 물론, 공장을 다니다가 반장과 싸우고 대학을 간 건 지금도 후회하고 있지만, 그래도 덕분에 모차르트와 베토벤 음악을 들으며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건 다행이다.

 

최근에 다시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난리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을 게다. 중동과 유럽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아니, 지구촌에서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바이러스, 그리고 기후변화의 위기 등은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그건 개인마다 다르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꿈꿀 수 있다.

 

원하는 성공과 행복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노력을 하면 “운(運)과 팔자의 한계”를 넘나들 수 있다. 그것도 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