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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준우 칼럼] 시간을 통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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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SNS에서 가슴 아픈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 아이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아이가 엎드린 곳에는 사람의 형상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마당에 엄마를 그려놓고 가슴에 안겨 있는 그림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택시운전사였다. 어느 날 손님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사고로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택시가 강에 빠지면서 엄마도 택시와 함께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아이는 마당에 엄마를 그려놓고 엄마의 가슴에 안겼다. 차디찬 엄마의 심장을 느끼며, 아이는 말없이 마당에 그려진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생이 80까지라고 했을 때,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이제 절반 정도는 온 듯하다. 마흔이 되기까지 즐겁고 감사한 일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내려놓는 훈련이 필요한 시간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들은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들보다 결코 더 젊거나 빛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알게 모르게 수많은 사건 사고와 마주치고 있었지만, 하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오늘, 그리고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시간을 30분 단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어려웠다. 딱히 변하는 게 없어 보이는 일상 속에서 30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한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되새겨보다 보면 그런 스트레스도 사치로 느껴지곤 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습관이 되고 나니 시간이 내 손에 들어와서 관리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업무의 효율성이 상당히 올라가는 동시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도구로도 손색이 없는 나만의 장점이자 무기가 되는 것을 발견했다. 도대체 시간을 30분 단위로 관리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서 나쁠 이유가 무엇인가?

 

잘 아는 지인은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난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독서하고, 필사하고, 1시간 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사무실로 향한다. 그렇게 정해진 루틴을 매일 SNS에 기록하고 있다. 나도 이전에는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는 일어났는데, 최근에는 늦은 시간까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져서 6시까지는 꼬박 숙면을 취하고 있다. 힘들기 때문이다. 남자도 힘들어서 못하는 반복적인 루틴을 그분은 해낸다. 아주 겸손한, 게다가 상당한 미모를 가진 여자분이다. 심지어 워킹맘이다.

 

시간을 관리하면서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신도 함께 관리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겸손에 마음이 서서히 젖어듦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대부분 겸손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겸손이라는 것이 아무에게나 고개를 조아린다거나 이마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는 겉치레 형식의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존경스러운 삶을 사는지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들은 정말 예의 바르고 자기 관리에 투철하며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 중 하나다.

 

시간은 가장 값비싼,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주어진 소중한 선물임을 기억한다면, 그 시간을 무엇과 맞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무한정 주어지지만, 아무에게나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에 따라 시간은 하루에 24시간이 될 수도, 12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하루를 48시간처럼 활용한다. 생산성의 효과일 수도 있고, 직업의 효과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시간은 압축된 시간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연봉이 5억인 사람의 1년이 연봉 5,000만 원인 사람의 10년과 맞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복리의 개념을 함께 따져본다면 10년이 아니라 15년,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시간이 압축된 시간이 아니라면, 나의 미래도 느슨하게 풀어진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부터라도 압축된 시간의 형태로 만들어서 생산성의 효과를 드높이는 데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지금껏 상상해보지 못한 위대한 결과를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