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언론 인터뷰조차 자동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제 한 언론사의 요청으로 1시간 분량의 대담을 마친 후, 저는 대화 내용을 DAGLO 앱으로 녹음하고, 그 녹취 파일을 곧바로 ‘그록 AI’에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단 한 줄의 명령어를 입력했습니다 — “언론사 인터뷰 형식으로 2000자 내외 정리.” 그 순간, 기적처럼 일이 벌어졌습니다.
동석했던 기자는 그 자리에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몇 초 만에 출력된 문서는 마치 언론사 베테랑 편집기자가 수시간 공들여 만든 듯한 완벽한 문답형 기사였습니다. 인터뷰 내용의 핵심은 정확하게 요약되어 있었고, 문장의 흐름도 자연스러웠으며, 무엇보다 맞춤법이나 문장 부호 오류 하나 없는 ‘무결점’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기자는 놀라며 말했습니다. “이거, 제가 퇴직당할 일 아닙니까?”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반응에는 위기의식과 감탄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그만큼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인간 전문가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터뷰 기사 작성, 즉 녹취 정리 → 핵심 내용 발췌 → 문장 정리 → 편집자 감수 → 오탈자 수정 → 최종본 완성의 전통적 절차가 단 몇 초 만에 AI에 의해 단축되고 요약된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편리함이나 속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창의성, 구성력, 편집 능력이라는 인간 고유의 역량까지 AI가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명사적 전환이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기자가 취재 후 밤을 새워 정리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만이 AI의 결과물을 선별하고 방향을 정하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송백일기 2025.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