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 하나 있다. "지금의 생각과 느낌, 가치관, 기준을 그대로 갖고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해보겠는가?" 마흔이 가까워오면서 다양한 제안을 받기 시작했다. 일자리 제안도 그렇고, 관리자로서의 제안도 받는다. 뭔가 의미있는 일들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욕구가 올라와서 밤잠을 설친 적도 있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한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하루하루 의미없는 시간을 보냈던 나,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슬픈 학창시절의 내모습을 아는 나, 그런 내가 조금은 의미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생각하고 있음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다시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조건. 당연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계획대로 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그러나 솔깃한 제안은 아닐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던지간에,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후회로 가득 찬 10대 시절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스무살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분명한 확신을 갖고 있다. 반대로,
나는 얼마큼 자랄까? 키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자 고민일 것이다. 몇 달 새 부쩍 자란 친구들, 성장통을 겪는다는 친구들을 보면 내 키만 그대로인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또 많은 아이와 부모님들이 키를 고민으로 성장클리닉에 방문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키에 대해 다뤄보고 키를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내 또래에 비해 내 키는 얼마 정도일까? 청소년 성장도표를 참고하면, 같은 나이의 아이들 100명 중에 몇 등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4살인 여학생 민희가 150cm라면 민희는 또래 100명 중 75등의 키인 셈이다. 여러분들의 키가 10등에서 90등 사이에 있다면, 우리는 의학적으로 문제 없이 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남아= (아버지 키+ 어머니 키+13cm)/2 (cm) (범위, ±10cm), 여아= (아버지 키+어머니 키-13cm)/2(cm)(범위, ±8.5cm) 많은 의사들이 미래의 키를 결정짓는 요인 중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님의 키를 토대로 나의 예상키를 한 번 계산해보자. 위의 식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부모님의 키가
필자는 30년 넘게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신문이 있다. 저녁에는 석간신문을 수시로 사서 읽는다. 매주 서너 번씩 서점에 가서 뉴욕타임즈와 파이낸셜타임즈를 사고, 스마트폰에서 Al Jazeera 와 BBC, CNN 등을 자주 살펴 읽는다. 좋은 칼럼이나 기사는 신문 값보다 100배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느낀다. 글로벌 뉴스와 칼럼을 읽으며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고자 한다. 모든 신문을 인터넷으로 대충 볼 수도 있다고 잔소리하면서, “그까짓 신문을 뭣 하러 읽느냐?”고 핀잔을 주는 친구도 있지만, 종이 신문을 살피다 보면 밑줄을 치면서 읽을 만한 칼럼도 있고, 리더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과 충고의 글도 날마다 실린다. 대기업 임원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문들이 매일 쌓이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교양서적과 더불어 여러 신문을 상세히 읽는 임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업이 정치나 언론보다 앞서간다. 제주 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신문을 사려고 하니 가판대가 보이질 않는다. 화려하고 웅장하게 단장을 한 경부고속터미널에도 먹고 마실 건 가득하지만, 신문은 파는 곳이 없다. 호남고속터미널에는 신문가판대가 있는데, “그 신문은 없습니다”라며 퉁명스럽게 대답을 한다. 국내 여
첫 회사에 사직서를 쓰고 나온 날은 2014년 10월 31일이었다. 그날은 비가 내렸고, 퇴근길 라디오에서는 2pac의 "Life goes on"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빨간색 모닝을 타고 집으로 가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몰라 한숨만 쉬었다. 자동차 앞유리에 투두둑 떨어지던 빗소리와 축축한 공기, 다소 차갑게 느껴지던 그 순간이 생생하다. 사업을 해보겠노라고 큰소리는 쳐두었으나, 사업이란 걸 해본 적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동대문에서 몇 벌 떼온 옷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몰라 길거리에 테이블을 깔아놓고 판 적도 있고, 길가던 여대생을 붙잡고 설명하다가 거절을 받은 적도 있었다. 방황의 시간이었다. 2014년 11월 3일에 빨간 모닝을 타고 아내와 둘이서 떠난 가을여행은, 그런 실패의 서막을 마주하기 위하여 떠난 첫 가족여행이었다. 목적지는 전주였다. 가진 것 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한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도 돈이 없었다. 제일 싼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만을 골라 다녔다. 담양, 전주 등 포괄적인 목적지를 제외하고는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수준이었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전주는 지금이나 그때나 우리에게 꿈의 도시였으나, 사고 싶은 걸 사고
글로벌 솝 프로젝트 G.Soap Project.co의 수장이자 2011년 CNN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이었던 데릭 케욘고 Derreck Kayongo는 우간다 출신의 자선사업가다. 매년 200만여 명의 사람이 세균 감염으로 죽어가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했던 그는 출장 중 방문한 호텔에서 매일 아침 화장실의 비누가 새것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자선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비누가 고가의 사치품이어서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버려지는 비누를 모아 새 비누로 제작한 다음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보내면 매년 200만여 명의 아이들이 자라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호텔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이후 케냐, 스와질란드, 가나 등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300여 곳의 호텔과 주요 국제 보건단체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경험에서 비롯된 관찰력이 만들어낸 훌륭한 성과다. 창조적인 시각은 정확하게 보는 것, 그러니까 관점 Point of View으로부터 시작한다. 사회적 기업이나 여타의 가치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창조적인 시각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우울해 하는 때, 마침 미국 CNN에 오벌린대학 낸시 교수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Five steps to landing the job of your Dreams”, Nancy Darling / Professor of psychology at Oberlin College CNN, July 16, 2020) 그 글의 요지를 필자의 경험과 비교하여 정리해 봅니다. 은퇴(예정)자 또는 전직(轉職)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리라 믿습니다. 제 1 단계: 보이지 않는 자신의 강점을 찾는다. (Finding your invisible strengths)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장점을 키우면 강점이 됩니다. 중요한 역량 (Core Competency)을 크게 구분하면, 활용하고 써먹을 수 있는 기술(Technical Skills), 고객 또는 임직원들과의 의사소통능력 (Communication), 언어 구사 능력(Language, 의사소통 능력과 다름), 정량적인 역량(Quantitative Skills, 데이터와 숫자를 다루는 능력), 문제 해결능력과 논리력(Problem Solving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두 달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문고전 탐구 모임이 있다. 매주 정해진 요일 새벽 6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일정 분량의 고전을 읽고 발표하며 의견을 나누는 모임인데, 생각 외로 흥미로운 경험들을 많이 한다.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과 고전을 읽고 발표하며 의견을 나누는 1시간 반(대개 1시간 반을 넘기고 2시간가량 토론하기 일쑤다.)의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사색으로 말미암은 감동으로 가득 채워지곤 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으나, 직업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추측이 대개는 맞아떨어진다. 고위직 공무원이나 전문직 종사자, 전문 경영인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 같을 리는 없다.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하는 이유다.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목표의식을 갖고, 똑같은 기준을 갖고 산다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다른 예도 있다. 어떤 모임에서 무슨 활동을 하느냐를 통해 그 사람의 관념과 가치관을 확인할 수도 있다.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내진 않았지만, 경제적인 여유와는 거리가 먼 활동들을 하며 삶에 의미를 찾
엊그제, 오랫동안 정성 들여 쓴 원고를 갖고 갔다가 “출판에 대한 거절”을 당했습니다.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출판사로부터 “거절하는 이유 – 서둘지 말고, 좀 더 차분하고 부드럽게, 독자를 생각하면서 쓰라.”는 조언을 듣고 반성을 하고 다시 생각하며,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모처럼 좋은 생각이 나서 구체적인 실행방법까지 정리하여 고객을 찾아 갔습니다. 이 프로젝트만 잘 하면 큰 사건(?)이 될 만 했습니다. 그러나 고객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고객 앞에서 얼굴을 붉히진 않았지만,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몇 년 전, 급한 사건이 생겨서 친구들에게 아쉬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기꺼이 도와 준 친구들도 있었지만, 냉정히 거절을 하면서 외면한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야속하고 서운했지만, “그들은 전혀 잘못이 없으며, 나 자신만의 죄”라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별로 좋지도 않은 공고 1차 시험에 떨어지고 청량리 근처에 가서 엉엉 울었습니다. 2차에도 합격할 가능성이 없을 듯 했습니다. 포기하고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를 지으려다가 일주일을 더 기다렸다가 가까스로 2차에 합격을 하고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공장에서 기능공
“안전 하자. I Seoul U. 개딸과 양아치. 윤핵관” 이게 단어인가 글인가? 제대로 된 말인가? 이해할 만한 문장인가? 재미도 없고 뜻도 알 수 없는 “귀신의 글”이다. 유명한 교수나 정치인들이 쓴 글을 읽다가 문법이 틀리 거나 오류가 있는 문장을 발견하면 기분이 나쁘다. 공부 좀 하고,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글을 이렇게 성의 없이 쓰는가?” 생각하다가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몰라서 틀렸다.”는 걸 알게 된다. 한자는커녕 한글도 모르는 교수와 논설위원들이 너무 많다. 학생 탓을 할 것도 못 된다. 교육 현장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실망 하지 않을 수 없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젊은이들이 문해력(文解力)이 약하다고 걱정을 하는 어른들이 있다. 젊은이들만 그런 게 아니다. 현대인들이 SNS으로 대화를 하고, 쓰레기 방송을 자주 접하면서 개그와 유머를 섞은 말과 글을 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올바른 문법은 고사하고 한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걸 자주 본다. 그들끼리 장난하듯이 떠들고 적당히 즐기려고 하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신문이나 책에 실리는 글들 중에 잘못된 한글을 쓰거나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
30대 시절을 되돌아 생각해보면, 어려움과 실패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으로 어려움을 당한 시간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세일즈에 전혀 관심도 없고 자신도 없는데 자동차 영업을 했고, 무역회사에서 해외영업 관리자로 밤 10시, 11시까지 일했다. 이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싶어 사표를 쓰고 나와서 세차장에서 시급을 받아가면서 일했다. 세계 5대 금융기관이라는 외국계 보험사에서도 얼마간 근무를 했으나, 아버지 양복을 입고 학예발표회 주인공으로 등장해야 하는 초등학생처럼 느껴졌다. 그곳에서 1년을 버티고 퇴사했다. 외국계 보험사의 특성상 사람들은 상당히 권위적이고 딱딱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은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버렸다.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냈는지,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신기하다. 꽤 성공한 선배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물상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라는 이야기가 귓구멍으로 쏙 들어오는 바람에 고물상에 이력서를 들고 방문한 적도 있다. 세상을 몰라서 엉뚱한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6개월 동안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한 적도 있었다. 좋은 마음으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