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 군대에서 제대하고 난 뒤의 일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레프팅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로 했다. 친하게 지내던 후배의 소개로 레프팅가이드 자격증을 따고, 그 해 여름 두 달 동안 레프팅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했다. 평범하지 않은 아르바이트였기에 좋은 경험이었지만, 두 달 뒤 후배랑은 사이가 멀어졌다. 20대 초반이라는 젊은 패기까지는 좋았으나, 결정적인 이유로 사이가 멀어졌다. 방학이 끝나고 개강한 뒤에도 사이는 가까워지지 않았다. 당시엔 어려운 경험이었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저녁마다 술을 마셨다. 손님들과 마시기도 하고, 사장님을 포함한 선배들과 마시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많이 취했다. 필름이 끊긴 건 아니었으나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가까스로 숙소로 돌아가서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밤 10시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배가 고팠다. 주위를 둘러보니 컵라면이 있어서 해장도 할 겸 컵라면을 끓여 먹었다. 한참 허기를 채우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술이 덜 깬 얼굴로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비쳐졌다. 그 뒤로 술을 끊어버렸다.
언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통해 표현된다.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듣기다. 듣기는 '히어링(hearing)'과 '리스닝(listening)'이 있다. 히어링은 신체적인 듣기로, 청각에 장애를 갖고 있지 않는 한 들을 수 있다. 리스닝은 주의를 기울여 듣는 능동형으로, 번잡한 환경에서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는 어떤 사람의 말이나 내용을 취사선택해 듣는 의식적인 행위다. 그러므로 히어링이 리스닝으로 변하려면 감성과 지성, 지각 발달이 병행되어야 한다. 히어링은 수동적인 반면, 리스닝은 능동적으로 두뇌를 사용하는 적극적인 태도다. 어찌 보면 읽기보다 듣기가 더 어려운 면이 있다. 읽기는 도중에 잘 모르면 다시 읽으면 되지만 듣기는 사람이 말하는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수업 중에 집중을 못해 강의를 듣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듣기는 정신 집중이 안 되었다기 보다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감정적, 지적 훈련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즉, 싫거나 재미 없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감정훈련이 안 되어 있다거나 강의가 수준이 높아서 소화해낼 수 있는 지적 발달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또 강의가 어려워 알아들을 수 있는 것과 그
여가부 교육자료에 의하면, 초등 시기에 정보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이 가장 발달한다. 그러므로 아이의 사고력을 발달시키려면 이때 다양한 경험치를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급격하게 성장한다. 그리고 이후 계획하기와 정서조절 등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급격히 성장한다. 기억과 정보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인 측두엽과 두정엽도 성장한다. 그래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와 정확성이 좋아진다. 이로 인해 기억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돼 기억력이 좋아지고 집중력도 향상하게 된다. 또 기억과 기억과정에 대한 지식인 상위기억도 발달한다.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지 긴 내용은 더 기억하기 어렵다는 것 등을 알게 되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도 이때 왕성하게 발달한다. 분류, 유목화, 서열화 등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어, 가령, 다양한 장난감 등의 물건을 수집하거나 정리하는 놀이를 즐긴다. 창의적 사고도 저학년 시기에 활발하게 열리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창의적, 비판적, 논리적 사고 등 생각하는 힘을 이 시기에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고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
“홍 박사님, 이번 모임에 꼭 나오시지요.”, “죄송하지만, 저는 박사가 아니고, 박사님들 모이는 자리에 제가 무슨~~” 하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양보를 했다. 박사학위 없이 18년째 대학강의를 하면서 늘 불편했다. 지방대학 박사과정이라도 들어가서 공부를 더 하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끈질기게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대충하기는 더욱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년 동안 강의 기회를 준 몇몇 대학에 감사할 뿐이다. 아무리 강의를 잘 해도 박사학위가 없으니 정식 교수는 될 수 없었다. 일반대학 4년간 시간강사를 포함하여 인터넷 사이버 강의를 하면서, 학기가 바뀔 때마다 재임용에서 탈락될까 봐 불안했고, 임용기간이 한 학기씩 연장될 때마다 고맙고 감사했다. 때로는 학력과 관련된 서류를 위조(僞造)하고 싶었고, 거짓말로 때우고 싶었지만, 그럴 줄도 몰랐고, 그렇게까지 해서 '교수'라는 말을 듣고 싶진 않았다. 거짓말을 하면 얼굴과 눈빛에 나타나는 즉, 낯이 두껍지 않은 얼굴을 가졌다. 대학 강사료는 기업 강의에 비해 적었지만, 대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보람과 '교수인척 할 수 있음'에 견딜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기업이나 공공단체 등에서 더 많은 강의를 하다 보니, 일
앞으로 4년 후인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현재는 3분의 2만 출석하면 고교 졸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성취율 40% 이상인 192학점을 3년간 함께 채워야 가능하다 이번에 도입하는 고교학점제는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고교 서열화 폐지’라는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돼 2018년부터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됐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오는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년부터 전국 모든 고교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원 대부분이 2025년 전면 시행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이 지난 7월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2%가 2025년 전면 도입을 반대했다. 전체 응답 교원의 82.
최근 지역 유지들과 더불어 고위직 공무원들과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는데, 덕분에 전혀 뜻하지 않게 정치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들도 조금씩 주어졌다. 당파싸움이나 이권다툼 같은 부분은 관심도 없을뿐더러 정치색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배척하는 일도 나와 맞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많은 기회와 인맥의 확장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그들로 인해 크고 작은 기회들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겸손하게 행동하면서 사람들을 대하는 부분에 조심히 행동한다면 좋은 경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 정치권의 세계인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권이 마냥 행복하거나 감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은 아니라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다. 민주주의 국가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처럼 민중에 대한 지배권력을 가진 통치체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의지를 갖고 발언할 수 있으며 소신 있게 자신의 뜻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하다. 그러나 좀 더 내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공천제도라는 것이 있고, 각 구와 군, 읍마다 지역을 이끌어가는 결정권자와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영향력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에 <천로역정>이라는 책을 읽었다. 존 버니언이라는 사람이 쓴 책으로, 세계적인 고전이다. 종교적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고전문학이라는 선입견만 없다면, 펼치는 순간 글의 깊이에 압도당한다. 그만큼 수준이 높은 책이다. 책은 한 남자가 꿈에서 크리스천이라는 사람의 여행기를 기록하면서 시작된다. 천국을 향한 여정에서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어려움을 만나고, 위기를 만난다. 그리고 험난한 여정 끝에 비로소 천국이라는 목적지에 다다르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크리스천의 아내와 아이들이 뒤따라 길을 떠나는 내용은 천로역정 1부가 끝나고 수년이 지난 뒤에 2부로 출간되었다. 너무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므로 한 번 읽고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천로역정을 고전 중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고전으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를 꼽으라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성경과 질문의 깊이다. 성경 속에는 수많은 왕과 왕비,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로 기록되어 있지만,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거의 기록되어 있지 않다. 반면에 성경은 사람이 가진 마음의 흐름에 대해 매우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마음에 해당하는 단어들(소심, 대담, 믿
“가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린이에게 투자하는 것이다.(The solution to poverty? Invest in kids. 뉴욕타임즈, 2021. 12. 6)” 본 칼럼에서 “조기교육의 품질(Quality early Education)”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국회 교육위원회,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등은 한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인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공공기관 또는 단체들이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진정으로 고민을 하고 연구하면서 미래교육을 발전적으로 이끌어 가는지 의심이 든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말과 글이 가벼워지고 문해력(文解力)이 약해지고, 수학이 어려워서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요즘, 교육정책은 국어 영어 수학을 100시간 줄이자고 하며, 아시아 역사를 가르치지 말자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듯 하다. 어려운 과목은 가르치지 말고, 민주시민교육을 한답시고 “색다른 사상교육(?)”을 하려는 모양이다. 어려워도 공부는 제대로 해야 한다. 힘들어도 배워야 할 학습내용의 기초학문이 바로 문사철(文學, 歷史, 哲學)이다. 철학은 수학과 연결되어 있고, 역사를 모르면 미래를 알 수
미래는 복잡계로 흘러간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그에 따라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I think the next century will be the century of complexity. (다음 세기는 복잡성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21세기 미래를 진단하며 던진 말이다. 굳이 호킹 박사의 지적을 상기할 필요 없이 현재의 흐름만으로도 예상할 수 있다. 적어도 20년 내에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많은 시스템들이 지금보다 엄청나게 복잡해질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복잡계는 지금까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더욱더 인간생활에 파고들었고, 앞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복잡 다기한 시스템의 변수들이 작용할 것에 대비해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솜씨 있게 다룰 인재들이 필요해졌다. 그동안 우리들이 접했던 학습에서의 문제해결과정은 대부분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솔루션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안다는 측면에서 well-defiend and routine probl
"꽃은 왜 꽃이라 부를까? 사람은 왜 사람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스위스 작가 페터 빅셀은 자신이 쓴 책 <책상은 책상이다>에서 질문한다. 언제나 똑같은 책상, 언제나 똑같은 침대. 나는 왜 책상을 책상이라고 부르고 침대를 침대라고 부르는 거지? 도대체 왜 그렇게 불러야 하는 거지? 오히려 당연한 것을 뭘 묻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수적으로 습득한 어휘들에 대해 느닷없는 얘기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정해진 어휘를 의심 없이 무조건 받아들이고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가르친다. 언어의 사회성은 중요하다. 사회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표현법 익히기, 문장 연습, 어휘 암기 등을 반복적으로 학습해왔다. 그저 수동적이고 기능적인 표현에 머물러 있는 언어를 익혔을 뿐이다. 하지만 글쓰기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연습이다. 변화하지 않는 어떤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언어밖에 없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세밀하게 관찰하고 표현할 때 창의적인 글쓰기가 된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 느낌으로 표현해 볼 때 주체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