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눈에 띄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철학자 헤겔의 미학을 소재로 다룬 4∼9번도 고난도 문제로 언급됐다. 또 지난 6·9월 모의평가에서 나오지 않은 빈칸추론 유형이 수학영역에서 요구되는 문제로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변별력을 가르는 킬러 문항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것이 추론 능력이다. 그렇다면 추론 능력이란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사물은 시간과 조건에 따라 모양과 형태, 성질을 달리한다.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변화한다. 신체적인 변화는 세포가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사람의 생각도 매순간 변화한다. 우리가 사는 복잡계는 이처럼 변화무쌍하다는 특징이 있다. 추론 능력은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힘에서 비롯되며. 유연한 사고에서 자라난다. 즉,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변화를 이해할 때 추론 능력이 길러진다. 역사는 바로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실타래처럼 엮인 무수한 사건에 대한 변화의 요인들을 이해하고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이
논술·서술형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객관식 문제에 익숙했던 만큼 학생들의 부담도 큰 게 사실이다. 서술형 평가는 시험에서 배점이 크기 때문에 중요도도 높다. 내신 상위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술형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느냐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논술형이 추가된다. 지금까지는 서술형이었지만 추가되는 논술형은 무엇인지 그 차이점을 알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먼저, 서술형 평가는 글쓰기 평가가 아니다. 주어진 조건에 답을 달면 되는 형태다. 다시 말해 문제와 답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즉 선생님도 채점 기준을 확실하게 정해놓고 평가를 하는 것이다. 가령, 과목별 서술형 평가 중에 국어 서술형 평가의 경우를 보자. 대부분은 어떤 개념을 이해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설명하라는 문제나 요약하라는 문제가 많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원별로 제시되는 학습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본문 내용을 배우고 난 뒤, 학습활동을 꼭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단원이 끝난 뒤의 학습활동은 서술형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빼놓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서술형은 과정학습을 중시하므로 수학문제의 경우, 식을 생략하는 경
지난 몇 년 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쌀이 없어서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었다. 실패가 두려워 많은 책을 읽었다. 대부분 자기 계발서, 교육서적, 인문학 서적이었다. 적게는 하루에 1권, 많게는 하루에 5,6권 이상을 꾸준히 3,4년간 읽었다. 시간이 흐른 뒤 달라진 게 몇 가지 있었다. 작가가 되었다는 것과, 깊이가 있는 독서를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뒤, 최근에는 다양한 부류의 문학작품들을 접하고 있다. 찰스 디킨스는 위대한 작가다. 그의 작품을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위대하다는 단어는 좋다, 괜찮다, 흥미롭다와 전혀 다른 부류의 단어다. 그가 쓴 글은 매우 지적이고, 세밀하며, 감동적이다. 훌륭한 글을 쓰는 위대한 작가였으며, 빅토리아 시대가 낳은 천재 중의 천재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찰스 디킨스가 25살에 집필한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주인공인 올리버 트위스트는 구빈원(고아원)에서 태어나 불우한 유년시절을 거쳤으나, 따뜻한 심성과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년이다. 찰스 디킨스의 어린 시절 경험이 녹아 있는 올리버 트위스트는 어떤 역경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책은 도끼다!" 우리가 잘 아는 <변신>을 쓴 작가 카프카는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만 한다"고 했다. 많이 읽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깊이 읽어 깨닫고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책을 왜 읽어야 하고, 공부를 왜 해야 할까?' 또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본 적이 있는가. 습관적으로 읽고 습관적으로 공부하지는 않는가. 교육이란 세상의 다양한 가치들을 삶처럼 생생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아름다운 것과 도덕적인 것을 강렬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인간은 앎을 추구하는 존재다. 오감을 통해 배우고 경험과 학문을 통해 앎을 추구해 나간다. 그런데 경험으로 배우는 것과 학문을 통해 배우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좀 더 명확한 질문은 "학문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다. 우리는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여부로 그 답을 찾는다. 경험과 오감은 수동적인 앎이다. 그러나 학문은 능동적인 앎이다. 경험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라 하더라도 '왜 그러한 사실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설명하지는 못한다. 즉,
갈수록 수능 시험에서 지문이 길어지고 있다. 수능 국어영역에서 출제되는 문항은 총 45개. 여기에 시험지는 16쪽이나 된다. 80분 안에 지문을 다 읽고 문항을 풀려면 한 문제당 확보되는 시간은 채 2분이 안 된다. 게다가 변별력을 위해 3~4개 정도 킬러 문항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가정할 때 시간 할애는 한 문항 당 1분을 넘겨선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지문을 얼마나 빨리 읽고 내용파악을 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꾸준한 독서훈련 없이 고득점 획득이 어불성설인 이유다. 독서 훈련이 안 되어 있는 학생이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 즉 독서 역량이 낮다는 것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말로, 시험문제에서도 내용파악이 어렵다는 말과 같다. 알면서도 문제가 헷갈리는 지점에 바로 '독서 역량'이 숨어 있다.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문제 파악이 어려우면 실수는 반복하게 되어 있다. 중간, 기말고사 등에서 반복된 실수는 수능에 가서도 실수할 확률이 높다. 특히 수능 국어에서 상위권 등급이 갈리는 부분이 독서영역이다. 독서 역량은 국어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이 제시되고, 그 수준도
4차산업혁명 시대는 AI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바로 공감능력과 창의력이다. 그중에서도 창의력은 창조성이라고도 하며, 창조하는 능력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통찰에 힘입어 발휘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개념과 안목을 제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더라도 좀 더 빨리 새로운 사고유형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사고유형은 단편적 지식이 아닌 복합적 사고와 통찰력을 수반한다.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고, 혹은 전혀 이질적인 생각과 관습을 보다 높은 차원에서 바라볼 줄 아는 시각, 즉 통섭의 관점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일정 수준 이상 골고루 습득하고 있을 때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Liebig's Law)가 주창한 이른바 ‘리비히 법칙’이 있다. ‘똥통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식물성장에 필요한 여러 원소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원리가 적용된 법칙을 말한다. 즉, '최대'가 아니라 '최소'가
중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을 물어보면 대부분 과학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보다 물리나 화학 관련 단원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과학 과목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학습 Tip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교과서 제대로 읽기'다. 이것은 비단 과학 과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초는 읽기'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제대로 읽는 것이 모든 과목을 학습하는 데 근간이 된다는 의미다. 먼저, 교과서 내용을 집약해 놓은 제목부터 예의주시하며 읽고 학습 목표, 흥미 유발을 위한 챕터 도입부의 그림이나 만화 그리고 본문 탐구 부분, 본문 중간이나 말미에 나오는 퀴즈, 생각해볼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내용을 고루 훑어 읽는다. 그런 다음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정독을 한다. 교과서를 제대로 정독해야 하는 이유는 전체적인 내용 이해를 돕는 데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충분하게 내용을 이해한 상태에서 프린트물이나 교재의 개념 설명을 보게 되면 학습 내용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듯 쉽게 파악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전체적인 개념 이해는 읽기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교과서를 정독하며 만나는 낯선
얼마 전 창업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저서 출간에 관련한 컨설팅을 하고 있고, 제조업 분야에서 창업을 구상 중인 사업이 하나 있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다. 짧게 생각했던 상담은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중에는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한 가지였다. 그들은 용기를 주는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창업은 정보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주워들은 정보만 갖고 창업을 시도하면 오래가지 않아서 실패의 쓴맛을 본다. 창업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1%의 가능성을 100%로 끌어올려야 하는 자신감, 확신, 용기, 추진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창업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반면에 창업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자들은 모두 직장인이다. 직장인의 뇌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가의 뇌를 가진 예비창업자들, 혹은 초중장기 창업자들의 뇌구조와는 확연히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창업을 통해 성과를 내 본 사람들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물론 개인적인 업무에 관련된 경험을 토대로 어느 조직의 내부 문화를 판단하기엔 어폐가 있고, 오류도 있을
서울대생들이 말하는 좋은 독서는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받았을까? 설명에 앞서,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주목한 책은 인문대의 경우 ‘사피엔스’였다. 사회과학대는 ‘정의란 무엇인가’, 경영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자연대는 ‘이기적 유전자’, 공과대는 ‘엔트로피’, 사범대는 ‘죽은 시인의 사회’, 의과대는 ‘숨결이 바람 될 때’ 등이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올해 웹진 ‘아로리’에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전년도에 이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였고, 2위는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3위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였다. 2017~2019학년도까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미움받을 용기’, 2014~2016학년도까지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다. 서울대는 2021 수시지원 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 문항 4번으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는 자율항목이 있었다. 서울대는 자소서에서 계열별 또는 모집단위별로 읽어야 하는 책이 정해진 것은 없어 어느 도서가 특별히 유리한 책은 없다. 다만, 서울대가
2022학년도부터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계열에 진학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 정부는 지난 4월 이러한 방침을 발표했다. 이공계 인재양성이라는 영재학교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게 이유다. 현재 전국에는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의 8개 영재학교가 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진학과 관련한 어떤 상담도 불허하며 일반고로 전출 권고 △학교생활기록부는 영재고 아닌 일반고 서식으로 변환해 제공 △학점 대신 석차등급 기입, 연구활동, 연구발표실적, 리더십 활동 내역 등 공란 처리 △정규수업 시간 외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시설 이용 제한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 환수조치 등을 영재학교 졸업생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방안을 밝혔다. 사실상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약대 수시전형 응시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학교에서 의·약대 관련해서 상담 자체를 해주지 않을 뿐더러 일반고로 전출할 것을 권고하고, 학교에서 연구 활동이나 창체활동 등의 실적에 대한 기재도 생략된다. 내신도 A+부터 F까지 학점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석차등급으로 변환해 제공하기 때문에 등급이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