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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과서에 제주4·3 삭제?...유족회 및 지역사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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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개정교육과정' 시안에서 제주4·3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 넣도록 하는 근거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후폭풍이 강하게 일고 있다.

4·3희생자 유족들은 "청천벽력"같은 일이라며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교육정책을 철회할 것을 주문했고, 제주자치도교육청도 관련 기관.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부에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부터 교육 현장에 적용될 '초·중등학교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2022 개정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최근 진행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한국사 부분이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자율성 강화를 이유로 '학습요소' 항목 자체를 개정안에서 삭제했다.

학습요소는 학생들이 수업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학습 핵심 요소를 의미한다.

이전 2015 교육과정에는 '8·15 광복과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이란 소주제 내 학습요소 중 하나로 '제주4·3'이 명시된 바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에서 '학습요소' 항목이 없어지면서 이전까지 의무적으로 기술해야 했던 제주4·3 관련 내용이 각 출판사의 판단에 따라 실리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4·3 발발과 밀접하게 맥락이 닿아 있는 '통일정부를 수립하고자 하는 노력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 초첨을 맞춘다'는 내용의 성취기준 해설도 삭제됐다.

앞서 교과과정 학습요소에 제주4·3이 반영되면서 고등학교 교과서는 8종 전체에, 중학교 교과서는 7종 중 5개 종에 관련 내용이 실리게 됐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11종 중 4종)에도 관련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행정예고된 교육과정 개정안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전국화, 세계화를 꾀하던 제주4·3 알리기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이와 관련,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오늘(23일) 성명을 통해 "제주4·3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정의로운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교육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족회는 "역사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소중한 발자취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 소수나 특수집단에 의해 조작·가공되어서 안 되며, 정치적인 이유로 방향성이 좌지우지해서도 안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시대착오적 발상을 조속히 철회하고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바로 세우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제주자치도의회는 오늘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4·3교육을 위축시키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수정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도의회는 "교육부의 이번 개정 교육과정안은 질곡의 세월 속에, 4·3의 멍에에 메여 고통 어린 신음을 참아 오신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마음에 또다시 생채기를 내는 것"이라며, "제주가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과거사 해결의 모범으로 자리하는 제주4·3을 기억하고 알리는 것은 현시대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오늘 진행된 제주자치도의회 정례회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되며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제주자치도당도 오늘 논평을 내고 "제주4·3 기술 근거 삭제 추진은 역사 후퇴"라고 일갈했습니다.

민주당은 "제주4·3의 시계를 되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상징으로 자리한 제주4?3을 기억하고 알리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대선 당시 제주를 찾아 수차례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통한 희생자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약속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대통령의 공약과는 배치되는 결정으로, 취임 6개월 만에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에서도 어제(22일) 성명을 내고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해 "5년을 후퇴하는 2022 개정교유과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전교조는 정부에 제주4·3을 국가수준교육과정에 명시하고, 통일 정부 수립 운동의 의의를 탐구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 해설을 2022 공청회본으로 되살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외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4·3 관련 단체에서도 입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은 제주4·3 교육은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닌 생명과 인권, 평화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미래 교육의 토대라며 4·3 관련 기관·단체를 비롯해 교원단체 등 여러 목소리를 수렴해 교육부에 의견을 제출한다는 입장입니다.

김광수 제주자치도교육감도 내일 개최 예정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이번 사안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